오늘 인터뷰한 내용
대상: 13살 때 홍콩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뒤 리츠대학교에서 '태국과 동남아시아'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 (이하 K) K는 9월 말쯤부터 치앙마이 대학교 어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1. 어떤 계기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나?
영국에서는 '전공'의 개념이 조금 다른데, 각각의 과가 뚜렷하게 나눠져 있는게 아니라 학위를 따기 위한 수학과정을 선택하는 개념이다. 사회학(Sociology)과 관련된 다섯가지 모듈을 수학해야한다. K가 선택한 학위과정은 'Thai and Southeast Asia Studies' 그 밖에 동남아시아 역사, 문화, 개발학 등등의 학위가 있다고 한다. 사소한 계기는 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드라마, 가요 등)에서 비롯되었으며 리츠 대학교 커리큘럼이 흥미로웠고 자신이 관심있어하던 사회학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어 선택했다고 한다.
1.1 전공에 만족하는지?
그럭저럭 만족하는 편. 하지만 부모님은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도 배우는 것은 만족하지만 직업을 어떻게 선택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나도 그런데..) 석사과정도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2학년이라, 여유있게 보고 있다.
1.2 교육(수업)의 질에 만족하는지?
K는 치앙마이 대학교 어학원에서 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영국에 있을 때에 비해 수업이 좀 더 전통적인(정형화된..아마도 주입식의)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고 했다. 영국에서 같이 온 다른 친구는 이것이 불만이라고. 하지만 K는 이런 방식도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국에 있을 때는 거의 기초 수준이었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자료를 이용한 수업이 많았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정형화된 수업 방식 말고 좀 더 활동적인 방식 (직접 시장을 가본다든지 나들이를 한다든지)를 선호하는 선생님이 계셔서 만족한다고 한다.
2. 공부 외의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은 무엇을 했는지?
태국에서는 아직 동아리 활동을 해본 적 없다. 영국에 있을 때는 몇 가지 Society에 속해있던 적이 있다. 주로 아시아계 학생들 모임이라든지, 영국에서 태어난 아시안 모임 등등 이었고 주로 친목 목적인 society 라고 한다. 함께 차를 마시거나 저녁을 먹거나 펍을 가는 등. 친구를 사귀기도 했지만 아시아 국가에 대한 지식을 함께 나누면서 중국,홍콩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3. 대학생활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학비, 주거 등)
영국에서 학비를 지원받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정부에서 학비를 대출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학자금 대출과 비슷.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고 싶) 우리나라에 비해 이자율이 저렴한 것 같고 취업하고 나서 부터 갚으면 된다. 두 번째는 대출이 아니라 증여(grant)받는 형태이다.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울 경우 이 방법을 이용하게 된다. 집을 구할 때는 입학이 확정된 다음 지원을 하면 학교에서 house agency를 통해서 방을 구해준다고 한다. 일주일에 백 파운드. (=한 달에 70만원 가량) 리츠 대학교는 런던에서 약간 교외지역에 있는데 많이 비싼편은 아니라고. 무엇보다 영국은 집값이 높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그냥 어느 곳이든 대체로 비싸다고 한다.
태국에 와서는 홈스테이를 하고 있어서 자취하는 학생들 보다는 비용이 덜 드는 편인 것 같다. 학비는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정규 학생 등록금보다 어학당 학비가 더 비싼 모양이다. 그래도 영국보다는 아마 훨씬 저렴할 것...
4. 대학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영국에서는 그다지 필수적인 조건은 아닌 것 같다.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 홍콩에서는 대학이 8개 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이 무척 치열해서 애초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대학을 꼭 가야한다'는 생각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관념인 것 같다.태국인들도 취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위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학위가 없으면 취업하기가 힘들기도 하다. 당신이 영국인이라면 대학을 굳이 가지 않아도 상관없겠지만 아시아인이라면 꼭 가야할 것이다.
5. 그 밖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이건 내일 자세히..
다른 민족(특히 버마인)에 대한 편견
강한 공동체주의 Collectivism - 그런데 동아시아(한국)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남.
학교문화가 굉장히 공동체 중심적이고, 공동체에 대한 평판을 의식한다. (학교 이름 등)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것도 더 강하게 의식한다.
이건 태국인이 훨씬 sns에 열광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친구가 기본 천 명이상..좋아요가 백 개 이상... 수십장의 사진 태그들...
한국에서는 자신의 평판을 의식하는 것이 외모주의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외모주의는 꾸미지 않는 여성에게 눈치를 준다든지, 뚱뚱한 여성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점에서 성평등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누가 어떻게 하고 다니든 서로 신경쓸 바가 아니'라는 사상(개인주의)과 배치되는 특성을 보여준다.
그 밖에 성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측면이 있으면서 (높은 수위의 성적인 농담이 공공연하게 쓰이고 사람들이 호응함) 옷차림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인데 나도 K도 이 부분이 궁금하다. 다만 성적인 농담이 공공연하게 쓰이는 것은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허용가능성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농담을 남성이나 까터이(레이디 보이)가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것을 종종 봤지만 여성이 하는 것도 용납 가능할지? 아마 그렇지 않을 듯 하다.